Overman - Reading & Thought

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 / 칼 필레머 지음, 박여진 옮김

공삼일구 Overman 2023. 6. 20.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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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덧 40대. 노안은 그렇다치고, 흰머리는 새치라 치고. 마음만은 누구보다 젊다고 살았는데,  콧수염에도 새치?가 생기니.. 세월이란 말 앞에 무력해지기도 합니다. 여전히, 꿈이 많고 호기심도 많지만, 콧수염이 희끗희끗해지는 건, 어쩌면 시작일 수도 있다는 생각은 참 머리를 어지럽게 만듭니다.

 

 

그러다, 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 이라는 책을 짚고, 큰 기대 없이 읽어갔습니다.

 

내가알고있는걸당신도알게된다면 커버

이 세상의 현자들에게 듣는 삶의 지혜

라고, 깊이 없이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이 책의 내용들은 정말 가치가 있습니다. 사춘기를 시작하려는 아들, 이제 자기 세상을 알아가고 있는 딸을 둔 아빠로서, 세월이 더 흘러 후회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무력해질 수 있는 걱정거리들을 어떻게 대하여야 하는지. 올바른 판단을 해야하고 왜 공명정대해야 하는 지, 어르신들의 경험으로 듣게 되는 말씀들은 정말 백번을 읽어도 아깝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제야 나도 나를 알것 같다. 어떻게 살아야겠다 생각했는데

어쩌면, 제가 생각하고 다짐하던 것들이, 올바른 방향이었다는 생각도 들어 안도했지만, 한편으로는 나도 나이들어가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어쨌든, 이 책들을 아들, 딸이 성인이 되면 추천해줘야겠다 생각했습니다.

 

그랬으면 좋았을 텐데, vs 카르페디엠

저도 하루에도 몇 번씩..어쩔 수 없이, 후회하는 일이 생각나도 가끔은 혼자 욕을 하기도 합니다만, 이런 감정의 소비가, 그 시간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지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이 책을 추천합니다. 

 

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의 책에서 하이라이트한 구문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오늘, 이곳에서, 행복해지는 것, 그것이 내가 해야 할 일이야.”

하지만 인생의 현자들은 하나같이 가치관의 공유야말로 오랫동안 행복한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데 가장 중요한 조건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간과해선 안 될 것이 있다. 배우자와 가치관을 공유하려면 먼저 자신의 가치관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 존 포드햄(83세)은 아내 앨레인과 33년 동안 결혼생활을 했다. 백년해로의 비결을 묻자 그가 답했다. “음, 자기 자신을 잘 알아야겠지. 그래야 불완전하나마 비슷한 사람을 가려내는 데 필요한 태도나 가치관의 목록이 생기는 것 같아.” 포드햄은 자신의 가치관과 신념이 무엇인지 먼저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자신을 알아야 다른 사람과 더불어 지낼 수 있는 방법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인생의 현자들을 만나 “오랫동안 행복한 결혼을 할 수 있었던 비결이 뭡니까?” 하고 물었을 때 가장 많이 나온 대답은 바로 “제일 친한 친구와 결혼을 했지.”였다. 반대로 결혼에 실패한 사람들 중에는 이렇게 대답한 사람이 많았다. “우린 연인으로서는 좋았지만 친구가 되는 법은 알지 못했어.”

 “화난 채 잠자리에 들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손녀들이 이런 말을 합디다. ‘할머니, 난 돈을 아주 많이 벌 거야. 돈이 제일 중요해.’ 전 그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했죠. ‘그 돈을 벌기 위해 일하면서 네가 행복해야 한다는 점만 명심하렴. 억만금을 번다 해도 행복하지 않다면 그 일을 즐길 수가 없거든. 생각해보렴. 매일 아침에 일어나 그 일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한 가지 목표를 정했으면 그 목표에 다른 가치들도 포함되어 있는지 잘 살펴야 합니다. 그러면 나머지는 저절로 될 테니까요.”

심리학자들은 이러한 세계관을 일컬어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에우다이모니아(Eudaimonia)’라고 부른다. 흔히 행복이라는 의미로 쓰이는 이 말은 ‘행하는 것 자체로 보상을 받는 행위’를 뜻한다. 헤도니즘(쾌락주의)에서 사용하는 ‘헤도니아(Hedonia)’라는 말과는 반대의 뜻이다. 쾌락을 추구하는 사람에게 일은 돈벌이 수단이다. 반대로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개인의 성장과 지역 사회에 기여하기, 의미 있는 관계 맺기 등을 목표로 일하며 오로지 돈을 벌기 위해 일하는 사람보다 일에 대한 만족도도 훨씬 높다.


“고용인들을 다루려면 인내심이 있어야 해. 성급하게 판단해서는 안 돼. 내가 그 사람 인생을 살아본 것이 아니잖은가. 우리 농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흠잡으려 들려면 끝도 없을지 몰라. 하지만 나는 그러지 않지. 그냥 이렇게 혼잣말을 해. ‘주제넘게 나서지 말자.’ 한 발짝 떨어져서 보면 모든 것들이 아주 달라 보이는 법이라네. 농장 일에 관해 나보다 더 해박한 사람들도 있어. 그런데 이 사람들은 나와는 전혀 다른 환경에서 자랐지. 나는 그들에게 내 방식대로 일을 시키려고 하지 않아. 주로 의논을 하지. 그때도 주제넘게 나서거나 권력을 휘두르지 않으려고 늘 신경 쓴다네.”

인생의 현자들의 조언을 집중적으로 살펴보면 그들이 강조하는 인간관계의 기술에는 단순한 요령을 넘어서는 중요한 원칙이 있다. 바로 겸손이다. 그들은 타인의 지식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자신보다 낮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의 지식은 더더욱 존중해주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므로 똑똑한 리더보다는 늘 배우려는 자세를 지닌 리더를 더욱 높이 평가했다

‘아주 간단합니다. 누구를 어디에서 만나건, 늘 그 사람들이 당신보다 더 훌륭하다고 생각하십시오. 그들이 당신보다 더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그렇게만 한다면 아무 문제 없이 지낼 수 있을 겁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하는 가장 파괴적인 아킬레스건은 바로 자신을 지나치게 중요하게 여기는 태도야. 그렇게 하면 결국 문제가 생기니까.”

적당한 겸손 역시 많은 인생의 현자들이 꼽은 덕목이다. 타인의 지식을 존중하고 자신으로부터 한걸음 물러서야 한다. 거울을 보지 말고 창밖을 보라.


“일출을 보고 싶으면 어두울 때 일어나야 해. 좋은 직장이 있다면 늦지 않고 제시간에 직장에 가서 즐겁게 하루를 맞고 싶을 거야.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즐겨"

“진심을 들여다보고 밖을 한번 둘러봐. 어쩌면 지금이 변화가 필요한 때인지도 몰라.”

“부모의 행복은 가장 불행한 자녀의 행복지수만큼이다.”라는 말이 있다

훗날 가장 후회스러운 것이 있다면 바로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한 것이라고 인생의 현자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그리고 아이들 역시 부모님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


일곱 아들의 아버지이기도 했던 전 재무부장관 로버트 라이시가 한 잡지에 썼던 <아버지가 된다는 것>이라는 제목의 글이 생각난다. 그는 자녀들에 대해 제대로 알려면 ‘바로 그 순간 바로 그 자리’에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조개를 비유로 들었다. 그는 아이들이란 조개 같아서 평소에는 껍데기를 꽉 닫고는 딱딱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그 속은 더없이 연약하고 상처받기 쉽다고 설명한다. 예기치 못한 순간, 아이들이 단단한 껍데기를 열 때가 있다. 바로 그 순간 부모가 그 자리에 없다면 “달에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그는 말한다. 어느 날 자녀가 불쑥 이런 이야기를 툭 꺼내놓을 수도 있다. “요즘 영어 선생님이 나만 미워해.” 혹은 “그 여자애가 수업 시간에 어떤 남자애한테 고백을 했다니까.” 자녀와 시간을 더 보내지 못했던 탓에 이런 순간들을 놓친 인생의 현자들은 후회한다. 반면 자녀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던 이들은 그것이야말로 살면서 내린 가장 훌륭한 결정이었다고 말한다.

“아이들이 어느 정도 자라면 집안일을 돕게 해야 해. 마당 청소건, 집안 허드렛일이건 뭐든 함께 나눠서 하는 거지. 엄마를 돕건 아빠를 돕건 집안일이 늘 쉽거나 재미있지만은 않지. 일을 다 끝마치려면 힘이 들 수도 있을 테고. 그런데 아이들이 살아가면서 평생 기억에 남는 일들은 바로 그런 일들이야. 아이에게나 부모에게나 즐거운 추억으로 남지.”

인생의 현자들은 3가지 중요한 교훈을 들려준다. 첫째, 아이들이 원하는 것은 시간이다. 훗날 아이들은 부모와 함께 보냈던 시간을 애정 어린 마음으로 그리워하며 되돌아보게 될 것이다. 인생의 현자들 역시 어린 시절, 즐거운 기억의 대부분은 부모와 함께 보냈던 시간이라고 말한다. 둘째,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과 함께 무언가를 하는 것이다. 취미, 운동, 캠핑, 낚시 등 아이들과 함께 무언가를 하라. 인생의 현자들 대부분은 아버지와 함께 했던 낚시나 캠핑 등을 소중한 기억으로 간직하고 있다. 이러한 것들이 아니라도 함께 관심을 가지고 할 만한 것들을 찾아라. 셋째, 아이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희생도 기꺼이 감수하라. 가정경제는 좀 빠듯해질지 몰라도 그럴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훈육에 관한 기본적인 원칙은 남편과 아내가 합의해서 지켜야 해.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건 부모가 분노를 조절하는 거야. 아이와 이야기를 많이 하면 할수록, 아이에게 더 많이 설명해줄수록 아이는 더 좋아진다네. 내가 가장 싫어하는 것이 밖에서 아이에게 마구 고함을 지르는 부모야. 나는 훈육은 매우 조용하고 절제된 상태에서 해야 한다고 생각해. 내 어머니는 한 번도 나를 야단치지 않으셨어. 그저 우리를 가만히 지켜보셨지. 그러면 우리는 올바르게 행동해야겠다고 스스로 깨닫곤 했어. 내가 말하는 훈육도 바로 그런 거야. 아이에게 소리 지를 필요가 전혀 없어.”

고등학생부터 중년에 이른 자녀를 둔 부모들은 혹시라도 자녀와 갈등이 생길 때는 진지하게 자문해보아야 한다. ‘이 싸움이 과연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가?’ 인생의 현자들은 대부분의 경우는 그럴 가치가 없다고 잘라 말한다.

모든 부모들에게 ‘관계의 균열을 피하라.’는 메시지는 매우 중요하다. 부모와 자녀 사이를 위협할 일은 삶의 초반에 올 수도 있고 후반에 올 수도 있다.


‘다른 부모들처럼 너희를 더 좋은 대학에 가도록 잔소리도 하고, 너희 삶에 더 개입했으면 지금 너희가 어떤 삶을 살까 궁금할 때도 있단다.’ 그러자 아들이 펄쩍 뛰며 말하더군. ‘어머니, 우리 모두 대학에 갔잖아요. 모두 좋은 직장에 다니고 있고, 누구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고 살아요. 마약에 손 댄 적 없고 감옥에 가지도 않았고요. 이만하면 괜찮지 않아요?’ 그래서 내가 말했지. ‘네 말이 맞구나. 괜찮고말고. 훌륭하지.’ 결국 완벽함을 추구하는 건 별 의미가 없더라고.” 인생의 현자들은 자녀들에게 거는 기대를 낮추고 불가피한 실패도 늘 염두에 두라고 말한다. 문제가 생겼을 때 중요한 것은 대처하는 방법이지 완벽한지 아닌지가 아니다. 인생의 현자들은 완벽함을 포기하고 ‘만족스러운 정도’로 대체하라고 조언한다. 양육에 관한 조언을 말하면서 완벽함을 요구한 인생의 현자는 한 명도 없었다. 그들이 강조한 부모의 덕목은 오직 열린 마음과 아이의 말을 들어주는 자세 그리고 선의다.

“80대에 접어든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나이가 많다고 해서 나이 들고 노쇠하다고 생각하지도 말고 무덤이나 영안실로 가는 중이라고도 생각하지 말라는 거야. 그보다는 훨씬 괜찮으니까. 아직도 경험해보지 못한 일들이 세상에는 많아. 관심을 가질 만한 일들, 기쁨을 안겨다줄 일들이. 우리는 지금 길의 끝에 서 있는 게 아니야. 여전히 끝이 보이지 않는 길 위에 있는 거지.” _조셀린 위키, 86세

“그냥 단순히 어른이 아니라 노인이 되고 보니 모든 것들이 더욱 명확해지더군. 내 딸한테도 말했어. 내 삶에서 그 어느 때보다도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고 말이야. 나도 내가 왜 지금이 더 행복한지를 줄곧 생각했지. 많은 생각이 들더라고. 우선, 젊어서는 그토록 중요했던 일들이 이젠 그리 대단치 않아졌어. 그리고 늘 지고 살아온 책임감도 더 이상 느낄 필요가 없고. 난 책임감이 꽤 강한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책임질 일이 별로 없지. 애들이 이제 자기 삶을 알아서 책임지고 있으니까. 그 애들이 무얼 하든지 다 자신들 몫이지. 잘하리라 믿어. 늘 옳은 결정을 내릴 거라는 말이 아니라 자신들의 삶을 잘 이끌어나갈 거라는 뜻이지.

내가 두 번째로 놀랐던 것은 인생의 현자들이 나이 드는 것을 하나의 탐험으로 여기는 점이었다. 그들에게도 나이 먹는 것은 미지의 영역이며, 출세와 양육, 책임이라고 하는 분명한 삶의 지도가 있던 중년과는 달리 지도조차 없는 세계로 들어가는 과정이라는 사실을 인정한다.


그들에게 나이듦은 쇠락의 시간이 아니라 모험이다.


‘병은 쾌락의 이자’라는 말이 있듯이 그렇게 살아온 사람들은 나날이 버거워지는 병의 무게를 짊어지고 살아야 한다.

“잊어버려라. 그리고 나이와 싸우지 마라!” 나이와 싸우지 말고 노화 과정을 받아들이고 변화하는 신체 능력과 상황에 맞춰 적응하라는 것이다. 노인학자들은 이러한 과정을 ‘보상이 수반된 선택적 최적화(Selective Optimization with Compensation)’라고 부른다. 성공적으로 나이를 먹는 사람들은 자신에게 가장 가치 있는 일을 ‘선택’하고 그 일에 집중함으로써 상황을 ‘최적화’하고, 능력을 극대화해 상실한 다른 능력을 ‘보상’한다. 이는 노화와 싸운다는 개념과 아주 상반되는 개념이다. 앞서 양육에 관한 조언을 들려주었던 클레이턴 그리너프는 달리기 비유를 들었다

“정직은 우리 삶을 이끌어줄 단 하나의 귀중한 가치관이지. 나는 정직이 모든 것을 지배한다고 생각하네. 자신에게 정직하다면 아내와 가족,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정직하겠지. 그러면 아침에 거울을 보며 이렇게 말할 수 있다네. ‘난 아무것도 잘못하지 않았어.’ 정직하다면 늘 옳은 결정을 내릴 거라는 말일세.”

“‘정직이 최선의 정책’이라는 말은 내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원칙이야. 내 아버지는 옷가게를 하셨지. 저기 큰길을 따라 가다 보면 ‘누구에게나 같은 가격을 받습니다.’ 라는 문구가 걸린 상점이 보일 거야. 아주 단순한 말이지만 이 말에 모든 것이 함축되어 있지. 이 말에는 상점에 들어오는 모든 이들을 공명정대하게 대한다는 의미가 들어 있어. 같은 물건이라도 그 지역 주민이 아닌 손님에게는 더 비싼 가격을 받고 가까운 친구나 지인에게는 더 싸게 파는 상점들도 있잖아. 그러면 안 된다는 거야. 누구나 똑같이 대하는 거지. 살아가면서 위험한 함정과 올가미에 빠지지 않으려면 이 원칙을 가장 기본으로 삼아야 해. 모든 사람을 공명정대하게 대해야 해.”

‘공명정대’는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70대 이상의 노인들은 이 말을 흔하게 쓰고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들어보게, 아주 중요한 말이니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정조의 의무를 저버려서는 안 된다는 걸세. 나는 정말 최악의 남자일세. 신뢰할 만한 남편이 아니었거든. 그게 후회돼. 정조를 지키는 것이 결혼생활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난 정말 강조하고 싶네. 되돌릴 수만 있다면 다시 되돌리고 싶은 순간이고. 암, 되돌리고 싶고말고. 정말 어리석었지. 아내는 정말 훌륭한 사람이었어. 난 아내와 화해하질 못했지. 마지막 순간까지도 정직하지 못했다네. 이 말을 하기가 정말 힘들어. 그 생각만 하면 우울해지지. 하지만 젊은 친구들에게 전해주게. 나 같은 실수는 절대 하지 말라고 말이야. 몸도 마음도 정직해야 한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야 한다네.”


이후 직장생활을 하면서 정직에 더욱 역점을 두었다. 그는 타인을 정직하게 대하면 만족감-그의 표현을 빌자면 기쁨-을 느낀다고 말한다

그런가 하면 인생의 현자들 가운데는 직장생활을 할 때 정직하지 못했으며 그로 인해 엄청난 심리적 고충을 대가로 치러야 했던 이들도 있다. 조던 와이저(77세)가 그런 경우다. 조던을 만난 곳은 뉴잉글랜드에 있는 농장주택을 개조해 만든 집이었다. 우리는 넓고 아늑한 거실에서 커피를 마시며 봄이 움트고 있는 바깥 풍경을 내다보았다. 조던은 자수성가한 사람이다. 브루클린에서 자란 조던은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군에 입대를 했다가 훗날 성공한 기업인이 되었다. 내가 인터뷰했던 다른 사업가들과 마찬가지로 그는 이윤을 더 많이 남기기 위해 법을 어기고 싶은 유혹에 빠졌고 ‘떳떳하지 못한 행위’를 저질렀다. 하지만 그 일을 계기로 삼아 그 후로는 그런 유혹을 단호하게 떨치고 정직함을 평생의 신조로 삼게 되었다.


“내 경험을 말해주지. 그래야 이해할 테니. 내가 수입해서 판매하려는 물건이 있었는데 생산국에서 바로 수입하기에는 관세율이 너무 높았어. 그래서 우리는 우선 다른 나라로 그 물건을 보내 마치 그 나라에서 만든 것처럼 다시 상표를 붙여 미국으로 들여왔지. 그렇게 하면 세금도 훨씬 적게 낼 수 있었고 물건을 들여오기도 쉬웠거든. 부정한 짓을 저지른 거야. 세관당국이 낌새를 채고 우리를 주시했지만 다행히 통관수속은 마쳤지. 대단한 규모의 탈세도 아니고 완전히 사기라고도 보기 힘들었거든. 하지만 교묘히 법망을 피해가는 행위였지. 그런 짓은 저지르면 안 되는 건데 말이야. 마음이 편치 않았어. 그래서 그 이후로는 절대 그런 짓을 하지 않았다네.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 아니거든. 자다가 한밤중에 벌떡 일어나 ‘이렇게 되면 어쩌지? 저렇게 되면 어쩌지?’ 하며 불안에 떨고 싶지 않다면 절대 그런 짓은 하지 말게. 돈 때문에 그런 찜찜한 짓을 할 필요는 없어. 그럴 가치가 없지. 약간의 금전적 이득을 볼수는 있지만 영혼이 파괴된다네.”

잊지 말게. 지금을 살 기회는 단 한 번뿐임을! 섣불리 어리석은 짓으로 망치면 안 돼. 조심하고 또 조심하게나. 지금 하는 일을 훗날 기억하게 될 테니. 그 기억은 즐거움으로 남을 수도 있고 후회로 남을 수도 있다네. 고등학교 동창회를 앞둔 한 친구가 내게 이렇게 말하더군. ‘가장 좋은 건 모든 사람들의 눈을 똑바로 볼 수 있다는 거야. 후회도, 부끄러움도 없이 당당하게.’ 무슨 일을 시작할 때면 그 일이 앞으로 후회할 일은 아닌지 늘 생각해보게.

시인 존 그린리프 휘티어는 그런 후회를 이렇게 표현했다. “말로나 글로나 가장 슬픈 말은 ‘그렇게 되었어야 했는데’다.”

이런 태도를 인생의 현자들은 어떻게 볼까? 그들은 하나같이 크나큰 실수를 하는 것이라고 꼬집는다. 새로운 기회가 올 때마다 ‘네’라고 적극적으로 맞아야 한다는 것이다. 인생의 현자들이 시간과 관련해 가장 흔히 언급하는 후회스러운 일 역시 기회가 찾아왔을 때 문을 굳게 닫아두고 그 기회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었다. 그들은 직장생활에서 받을 수 있는 가장 큰 보상은 일을 더 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한다.


모험을 하려면 먼저 ‘네’라고 대답해야 한다네.”

중대한 시점에서 위험을 무릅쓴 인생의 현자들은 삶을 회고하면서 매우 만족스러워했다. 그에 반해 기회가 왔을 때 도전하기보다는 안주하거나 포기했던 이들은 뒤늦게 자신의 선택을 후회했다.

훗날 후회하지 않기 위한 해답을 하나 더 얻었다. “시간과 몸이 허락하는 한 여행을 하라. 할 수 있다면 가장 좋아하는 동반자와 함께하라.” 이 메시지는 여행을 미루다 때를 놓쳐버린 인생의 현자들이 특히 더 강조한 것이다.


“산 사람에게 꽃을 보내라. 죽은 사람에겐 보내도 보지 못한다.” 후회 없는 삶을 위한 그의 원칙은 바로 ‘바로 지금 하라.’는 것이다.

“정말 후회돼. 아내에게 얼마나 사랑하는지 말하지 못한 것이. 그 말을 꼭 했어야 했는데 하지 못했지. 아내를 잃기 전까지만 해도 알지 못했어. 그래서 나는 할 말이 있으면 꼭 표현하라고 말하고 싶네. 아내와 나는 그런 감정들을 잘 드러내지 않았어. 특히 나는 그런 감정들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 돌이켜보면 모든 것을 그렇게 당연하게 여기지 않았더라면 우리 삶이 훨씬 더 만족스러웠을 것 같네. 아마 아내도 똑같이 생각했을 거야

후회할 일은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지만 어떤 후회는 상황을 되돌릴 수 있는 두 번째 기회가 있는 경우도 있다. ‘공부를 더 많이 할 걸’ 혹은 ‘여행을 더 충분히 할 걸’ 같은 목표들은 너무 늦은 때가 아니라면 얼마든지 다시 할 수 있는 것들이다. 하지만 하지 못한 말이나 묻지 못한 말들 가령, 용서를 비는 말부터 사랑한다는 말에 이르기까지 묻어둔 말들은 대상이 떠나고 나면 절대 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돌이킬 수 없는 후회를 하지 않는 비결은 단 하나, 지금 바로 말하는 것이다.

주어진 날들을 헤아려라

인생의 현자들의 견해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특히, 젊은 사람들의 사고방식과 뚜렷하게 구분되는 점은 모든 것을 시간과 연관해서 본다는 점이다. 70세 이상 노인들에게 시간은 실로 삶의 본질이다. 시간은 그들이 헤엄치고 있는 바다이며 그것에 대한 인식이야말로 이 책에 나오는 모든 교훈들을 만든다. 사람에게는 저마다 제한된 삶의 시간이 있다는 심오하고 깊은 존재론적 인식은 인생의 현자들의 삶 전 분야를 관통한다.

현재 이 순간을 붙잡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그것이 인생을 얼마나 크게 바꾸는지를 깨달은 인생의 현자들도 매우 많다. 제네비브 포타스(72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나는 이제야 지금 바로 이 순간을 사는 법을 배우고 있다네. 나는 지금까지 많은 시간을 평생 일어나지 않을지도 모르는 일들이 벌어지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들을 하며 보냈지. 하지만 많은 시간이 흐른 후에 깨달았어.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한 것이라는 사실을 말이야.”

‘언젠가 어떤 일을 이룰 것이라고 생각해선 안 된다. 그 언젠가가 바로 어제일 수도 있다.’

“89년을 살면서 내가 배운 건 행복이란 조건이 아닌 선택이라는 거야.”

우리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다 통제하려고 노력하라는 말이 아니라-그레첸은 이 말을 하면서 웃음을 터트렸다-행복을 향한 우리의 의식을 통제하라고 했다.

“내가 해줄 수 있는 한 마디는 내 삶에서 일어나는 내 행복은 내가 책임지는 거라는 사실이야.”

기쁨과 행복은 그냥 턱 하니 주어지는 것이 아니거든. 자신이 만드는 거지. 어떻게 보면 ‘감사’야말로 정답일 수 있어. 그러한 태도가 고난을 헤치고 더 나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해준다네.“

이러한 인생의 현자들의 태도를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한’ 태도라고 부른다. 이는 ‘○○라면 행복할 텐데.’라고 생각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의 태도와는 큰 차이가 있다. 물론 누구나 저마다 행복의 조건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있을 것이다. ‘살이 빠진다면’, ‘배우자를 만난다면’, ‘이혼한다면’, ‘다른 사람을 만난다면’, ‘건강하다면’, ‘돈이 많다면’ 등등. 그러나 인생의 현자들은 ‘○○라면 행복할 텐데.’ 식의 바람은 무의미한 것이며 필연적으로 실망으로 끝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인생의 현자들이 우리에게 알려준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한’ 태도는 만족스러운 삶을 이룰 수 있는 가장 희망적인 정보다. 다시 말하면 가장 위협적인 어려움에 부딪혔을 때도 행복하기로 ‘선택’ 할 수 있다는 말이다.

내 가족을 위해 그런 선택을 한 거야. 난 가족에게 더 이상 상처주지 않겠노라고 다짐했어.

인생의 현자들은 행복을 선택하기로 의도적으로 결정하고 그것을 실천했다. 가장 행복한 노인들은 자신이 그럴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실천하는 방법을, 의식적으로 긍정적인 사고를 향해 나아가는 방법을 배웠기 때문이다.

이 날의 기억 덕분에 걱정을 그만두라는 인생의 현자들의 교훈이야말로 내게는 특히 절절하게 와 닿았다. 이 문제에 관한 인생의 현자들의 조언은 단순하고 직접적이다. 걱정은 소중한 삶을 무의미하게 낭비하는 것이다. 더 큰 행복에 다가가는 가장 긍정적인 방법은 걱정을 줄이거나 아예 없애는 것이다. 걱정은 즐겁고 만족스러운 삶에 불필요한 장애물일 뿐이다.

하지만 결과는 뜻밖이었다. 인생의 현자들은 걱정이란 우리의 일상을 좌절시키는 ‘독’이라고 말하며 우리 능력 안에서 바꿀 수 있는 모든 것을 바꾸라고 충고한다. 인생의 현자들은 시간이야말로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자원이며 걱정은 시간 낭비일 뿐이라고 잘라 말한다.

그럴 때면 걱정을 멈추고 생각하는 거야. ‘걱정은 아무 이득도 없어. 그러니 한 번에 걱정할 수 있는 만큼만 걱정하고 나머지 걱정일랑 훌훌 털어버리자.’ 하루에 한 가지씩만 걱정하는 거지. 앞날을 계획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긴 하지만 늘 그렇게 할 수는 없어.

둘째, 비가 올 때 필요한 것은 걱정이 아니라 우산이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걱정의 주요 특징은 실제 스트레스 요인의 부재에서 생기는 것이라고 한다. 즉 우리는 실제로 걱정할 것이 없을 때 걱정을 한다는 것이다.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나쁜 일에 대한 걱정 혹은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걱정 등은 구체적인 문제해결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걱정을 한다는 것은 어려운 상황에서 벗어날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우리의 인지력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위협할 가능성이 있는 것들을 단순히 곱씹어보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후회를 줄이는 데 결정적으로 중요한 전략은 문제를 구체적으로 해결하는 데 시간을 사용하고, 걱정하는 데 사용하는 시간은 과감하게 없애는 것이라고 인생의 현자들은 충고한다.

일상 속의 소소한 즐거움들을 음미하는 능력, 순간에 감사하는 마음은 절로 얻어지지는 않는다. 그 첫걸음은 그 무엇도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 것이다. 인생의 현자들은 우리에게 말한다. 살아 있음에 감사하라. 우리에게 주어진 나날들, 시간들 속에서 누릴 수 있는 헤아릴 수 없이 수많은 기쁨들에 감사하라. 우리도 나이가 들면 이러한 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하지만 80대나 90대가 아니라 20대 혹은 30대에 시작한다면 삶이 한층 풍요로워지지 않을까.

시간은 삶의 본질이다